2025년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투기 억제보다 단기 시장 안정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근본 원인인 불로소득 구조와 보유세 문제를 외면한 채 공급 확대에만 집중하는 현재의 방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한계와 문제점을 분석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휘발유, 불로소득
한국 부동산 시장은 오랫동안 주기적인 투기 광풍에 시달려 왔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요-공급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구조는 불로소득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유지되며, 이를 "바닥에 뿌려진 휘발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시장이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다시 불길이 치솟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금리 인하, 개발 계획 발표 등은 작은 불티에 불과하지만, 시장 전체가 투기 심리에 물들어 있는 한 언제든 과열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휘발유를 제거하는 정책, 즉 보유세 강화 같은 구조적 개혁 없이는 어떤 대책도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6.27대책과 9.7대책을 통해 금리와 공급에만 집중하며 '불티'에만 대응하고 있습니다. 불이 날 때마다 소방차만 들이대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시장 안정은 불가능합니다. 투기의 구조를 부숴야 주거 불안도, 자산 불균형도, 경제의 활력 저하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보유세 회피와 공급 대책의 한계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두 번의 대규모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핵심은 피해간 채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라는 익숙한 프레임에 머물고 있습니다. 특히 9.7대책은 공급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나, 그 방식과 의도 모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보유세 강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으며, 심지어 정부 고위 인사는 세제를 활용한 정책은 자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투기 억제 수단을 회피한 채 시장을 잡겠다는 것은 ‘불이 난 건물에 물 대신 종이컵을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9.7대책은 수도권 135만 호 공급이라는 숫자에만 집중했을 뿐, 지방은 완전히 배제되었고, 어떤 유형의 주택을 누구에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부족했습니다. '공공성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공공택지를 단순히 주택 공급 수단으로만 보고 있으며, 토지임대부 주택, 공공임대 확대 같은 실질적 대안은 빠져 있습니다. 결국, 현 정부의 공급 대책은 정치적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과거 윤석열 정부 역시 부동산 시장을 공급 위주로 해결하려 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2022~2024년 사이 수도권 주택 공급 실적은 계획 대비 70%도 채 되지 않았고, 착공 기준으로는 60%에 불과했습니다. 금리 상승, PF 위기, 건설비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이 공급의 현실적 제약이 되었다는 사실을 무시한 채 수치만 제시한 것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그 실패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동일한 접근을 반복하지는 말았어야 합니다. 그러나 9.7대책은 그저 숫자만 키운 또 다른 공급 목표일 뿐,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공급 구조에 대한 개편도 담겨 있지 않습니다. 더욱 문제는, 공공택지 개발 방향마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LH가 직접 건설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분양 위주의 구조를 유지하며 실질적 공공성 확보에는 미온적입니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저질렀던 "공공자산의 사적 분양화"를 그대로 답습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정책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전체가 어그러지는 법입니다. 부동산 정책의 시작은 불로소득 차단과 공공성 강화여야 하며, 단순한 공급 확대나 규제 완화는 시장을 더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2025년 현재 부동산 시장의 핵심 문제는 불로소득 가능성과 구조적 투기입니다. 이재명 정부는 그 근본 원인을 외면한 채 공급과 규제라는 익숙한 수단에만 의존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 보유세 강화와 공공성 회복이라는 본질적 해결책에 집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