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주 4.5일 근무제 추진이 본격화되면서 전국적으로 근무 환경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지방 간 적용 속도와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제도의 성공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글에서는 주 4.5일제의 전반적인 흐름과 함께 지역별 적용 상황을 비교 분석해 본다.

수도권의 빠른 도입 움직임
서울과 경기도는 주 4.5일 근무제의 시험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기업 및 공공기관이 밀집한 수도권은 이미 일부 부서나 팀 단위로 ‘금요일 오후 휴무’를 시범 운영 중이며, 업무 효율성과 직원 만족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는 자체 행정조직 일부에서 주 4.5일제를 실험하며 공무원들의 반응을 체크하고 있고, 경기도 역시 청년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 ‘근무 시간 단축형 고용 모델’을 개발 중이다.
수도권 기업들은 인력 유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유연근무제나 주 4.5일제 같은 제도를 적극 도입하려는 경향이 크다. MZ세대 직원들이 워라밸을 중시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축된 근무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재택근무, 집중근무시간제, 회의 시간 단축 등을 병행하며 생산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서울·경기는 제도의 수용성과 실험적 접근이 활발한 반면, 지방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 기업의 현실적 제약과 도전
지방은 상대적으로 주 4.5일제 도입이 더딘 편이다.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지방 산업 구조에서는 근로시간 단축이 곧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로 지방 소재 제조업체나 전통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인력 구조상 업무 대체가 어려워 조기 도입이 힘든 상황이다. 또 지방 중소기업은 인력 유입 자체가 수도권보다 어렵기 때문에, 업무량을 나눌 수 있는 여건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하거나 검토 중이다. 예컨대 전북 전주시나 충북 청주시 등은 시범 부서를 통해 이 제도를 운영하고, 만족도와 효율성을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 조직문화, 주민 민원 대응 등의 문제가 얽혀 있어 전면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방에서 주 4.5일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및 지방 맞춤형 정책 설계가 필수적이다.
정책 차별화와 워라밸 격차 문제
서울·경기와 지방 간의 주 4.5일제 적용 격차는 장기적으로 사회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수도권 근무자는 더 많은 여가시간과 유연한 근무 환경을 누릴 수 있지만, 지방 근로자는 기존의 근무 방식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워라밸의 격차뿐만 아니라 인재 유출 현상에도 영향을 미쳐, 수도권 집중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격차 해소를 위해 ‘지역균형형 근무제 지원정책’을 추진 중이며, 주 4.5일제 도입 시 예산 지원, 인력 확충,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지방 기업도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 틀만큼 중요한 것은 지역 기업과 노동자들의 인식 변화이며, 이는 시간과 정책적 일관성을 요구한다. 수도권과 지방이 동일 선상에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선 보다 정교하고 실질적인 정책 차별화가 요구된다.
주 4.5일제는 단순한 근무시간 단축을 넘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노동시장 재편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수도권과 지방 간 적용 격차가 심화되면 오히려 새로운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지역이 제도의 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정부는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고, 기업과 노동자 모두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때다.